배란 주기에 맞춰 리듬을 타는 체온 변화

여성의 열, 체온 이야기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배란 주기에 따라 체온에 변화가 생긴다. 임신을 하면 미열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기초 체온을 정확히 측정해서 체온표를 작성해보면 자신의 배란일이 언제인지 알 수 있고, 이를 활용해 임신을 시도하거나 피임을 할 수 있다.

임신은 여성의 몸에 많은 변화를 불러온다. 이 중 임신 초기의 대표적인 증세가 약한 열감을 느끼는 것이다. 정상 체온에 비해 크게 체온이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미열이 지속되면 이를 통해 임신을 확인하기도 한다. 또 매일 체온을 재서 체온 분포 곡선을 그려보면 가임 기간이나 피임 기간을 알 수 있어 유용하다. 예를 들어 체온표 상의 배란일로부터 21일이 지난 후에도 체온이 높고 생리를 하지 않는다면 임신이라 추정할 수 있다. 배란일로부터 약 2주가 지난 후에 생리가 시작 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임신 초기 체온 상승 이유

여성의 체온은 배란일을 기준으로 고온기와 저온기로 나뉜다. 이에 따라 배란기가 지나면서 약하게 열감을 느끼는 여성들이 있으며, 특히 임신초기에 감기 증세처럼 미열을 호소하는 임산부들도 적지 않다. 이런 여성의 체온 변화는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배란기 이전에는 에스트로겐이라는 난포 호르몬이 분비되고 배란기 이후에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황체호르몬이 작용을 하는데, 이 황체호르몬에 의해 배란기 이후의 체온이 상승하는 것이다.

체온을 정확히 재서 체온 곡선을 그려보면 자신의 정확한 생리 주기와 임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때 만약 체온 곡선 상 배란기 이후의 고온기가 길어지면 임신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때 만약 체온 곡선 상 배란기 이후의 고온기가 길어지면 임신을 의심해볼 수 있다. 태반이 완성되는 임신 14주정도 까지는 황체호르몬에 의해 임신이 유지되는데, 이에 따라 기초 체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임신 초기에 감기에 걸린 것처럼 미열이 있거나 몸살 기운이 있는 것도 여기에 그 원인이 있다. 물론 임신 중기가 되면 이런 미열감도 사라진다. 이런 미열은 대개 0.3℃정도의 미묘한 차이이므로 예민하지 않은 임신부들은 열감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예민한 여성은 임신이 아니더라도 배란기 이후만 되면 미열을 느끼기도 한다.

나의 기초 체온표 만들기

기초 체온이란 충분히 잠을 자고 난 후 일어나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잰 체온을 뜻한다. 여성의 경우 기초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통해 배란일을 측정하거나 배란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지 등을 알 수 있다.

기초 체온은 재는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움직이지 않은 자세로 일정한 시각에 체온계를 혀 밑에 넣고 5분 정도 지난 후 측정한다. 만일 일어나서 움직이거나 전날 술을 마셨다면 정확한 체온을 알아내기가 어렵다. 또 여성의 기초 체온은 0.2~0.3℃ 정도의 미묘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가급적 눈금 간격이 넓은 부인용 체온계(OV체온계)를 이용하도록 한다.

28주기를 기준으로 정상 배란성 월경을 하는 여성의 기초 체온표를 살펴보면 생리가 시작되면 체온이 낮게 유지되다가 생리가 끝나고 배란이 되면 체온이 상승하면서 고온기가 14일 정도 유지되고, 체온이 다시 떨어지면서 생리를 시작하는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자신의 정확한 배란일을 알기 위해서는 체온을 수개월간 꾸준히 재보는 것이 좋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배란일을 알아보기도 하지만 실제로 초음파로 난포를 관찰할 수 있는 기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스스로 체크가 가능한 기초 체온표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기초 체온표를 작성할 때는 우선 정확한 방법으로 체온을 재는 것이 중요하며, 유방 통증, 점액의 유무, 감기 증상, 늦게 일어난 날 등 특이사항을 함께 기록해두도록 한다. 이 기록장을 가지고 전문의에게 상담을 의뢰하면 보다 정확히 몸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간혹 몇 ℃이상이 고온이고 몇℃이하가 저온인가를 묻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온도는 사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대개 평균에 비해 저온기의 온도가 낮은 사람이라면 고온기의 온도도 그만큼 낮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온과 고온의 체온 차이가 0.3℃이상이라면 체온이 조금 낮더라도 배란이 잘 된 것이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라고 조언한다.

여성 체온 변화와 임신.피임

여성의 체온 변화를 정확히 측정하면 임신이나 피임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불임환자나 습관성유산 환자 혹은 월경불순 환자들은 기초 체온표를 반드시 작성해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20일에 한 번씩 생리를 하는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가 짧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무배란성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즉 배란이 되는 정상 월경이 아니라,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다가 배란되지 못하고 탈락하는 무배란성 자궁출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기초 체온표를 살펴보면 저온과 고온이 뚜렷하지 않게 표시되는데, 생리 주기가 규칙적이더라도 온도 변화가 정상 곡선이 아니라면 배란이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 체온 곡선상의 고온기가 짧으면 착상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임신이 잘 안 되거나 초기 유산이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기초 체온을 측정해서 정상 체온 분포도와 비교해보면 불임의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정상적인 체온 변화곡선을 살펴보면 배란되기 전날의 체온이 가장 낮다가 배란이 되면서 급격하게(이때 0.3℃ 이상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날을 배란일로 보고 임신이나 피임에 활용할 수 있다. 단, 호르몬 기능이 약한 사람은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지 않고 단계별로 올라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 임신을 원할 때는 체온 곡선을 보고 가급적 임신가능 기간을 짧게 잡고, 반대로 피임을 원할 때는 임신가능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좋다.

특히 피임을 할 때는 항상 실패할 확률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배란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할 때 주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체온 변화만 믿으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기법을 포함해 2가지 이상의 피임법을 이용하도록 한다.

임신 초기의 체온 관리

임신초기에 고열이 오래 지속되면 태아 기형을 유발할 확률이 높아진다. 임신부들이 감기에 걸려 열이 심하게 날 때 약을 먹어야 될지 고민하게 되는데, 만약 고열이 지속되거나 고열로 인해 심장이 두근거리는 정도라면 산모는 물론 태아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임신에 지장이 없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열이 나는 정도가 조금 더운 정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임신 초기 미열감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임신을 하게 되면 온도변화에 매우 민감해져 감기에 쉽게 걸릴수 있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린 후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거나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또 임신 초기 하복부가 많이 차가우면 복부가 딱딱하게 뭉치거나, 설사 증세가 올 수 있으므로 배를 따뜻하게 덮어주는 것이 좋다. 단, 혈류 순환이 너무 왕성하면 이상 출혈이 올 수 있으므로 뜸을 뜨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신욕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임신 초기 파도가 치듯이 몸이 더워지고, 차가워지는 것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몸의 영양분이 태아에게 가면서 산모의 몸이 허약해져 생기는 증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허열, 즉 가짜열이라고 부르는데 갱년기 증세의 일부인 손발의 화끈거림이나 몸에 열이 확확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주로 저녁에 나타나며 임신부의 경우 임신 시기가 지나면서 점차 사라지지만 증상이 계속 지속 될 경우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글 김희연 기자 취재에 도움 주신 분 문현주 (움여성한원 원장,02-907-1075)